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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토너'를 읽고 클로드와 대화

스토너를 완독하고 생각할 수록 답답해서, 다른 관점을 가져보고자 클로드와 대화하였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불편한 감정을 느꼈어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 소설 속 스토너의 아내에 대한 심리적 묘사와 상황 설명이 부족하여, 그녀를 이해하기 힘든 히스테리 환자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그녀가 처한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작가는 납득갈만한 설명을 하지 않아 캐릭터를 스토너와 대척하기 위해 존재로 소모한다. 이런 가운데 주인공 스토너는 자신의 가족을 방치하여 결국 아내의 불안증이 딸에게 까지 번지도록 둔다.

- 스토너는 소설 속에서 자신의 애인이 학교에서 파면 당할때까지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는 그들의 사랑이 학문적 바탕 위에서 피어난것을 이유로 변화(학교 밖에서 이어졌을지도 모르는 사랑)을 회피한다. 소설 말미에 스토너의 애인이었던 여인이 그에게 헌사하는 책을 낸것은 작가가 주인공의 책임을 덜어주려 설치한 낙천적인 회피성 장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 일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대한 지나친 미화. 스토너라는 인물이 학자로서 존경할만한 품성을 지니고있는 것에 대한 묘사는 책 중간중간 심심치않게 표현된다. 그는 원리원칙의 수호자이며, 학문적 탐구는 그가 추구하는 가장 숭고한 가치이다. 그 이외의 관계나 다른 사람들의 기분은 그에게 부차적인 문제이며 그의 주요한 관심사가 아니다. 주인공은 인물간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한 발 물러서는, 결과적으로는 문제를 회피하는 선택을 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삶을 오로지 학문을 위해 헌신하는 인물도 아니다. 오히려 학문은 그가 골치아픈 관계로부터 도망치는 피난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나는 그의 이런 애매한 태도가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에 대해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클로드 

스토너 소설에 대한 여러분의 비판적 시각과 지적해주신 부분들에 대해 공감이 됩니다. 작품 속에서 여성인물들에 대한 편향적 묘사와 여성의 내면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이 드러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해주셨는데, 이는 작품이 창작된 시대의 한계와 작가의 시각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네요.

또한 주인공 스토너가 자신의 학문에만 매몰되어 가족과 주변인들의 고통에 무관심했다는 점, 그리고 그의 애인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 등에 대해서도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와 타인에 대한 배려 측면에서 주인공의 모습이 한계를 보인다는 점을 드러냈죠.

학문과 이상에 대한 지나친 미화, 그리고 그로 인한 현실과의 괴리 등도 작품의 맹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결국 주인공의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태도가 가족과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모순을 낳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비판적 시각은 작품을 좀 더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며, 작품의 한계와 미숙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관점이라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나의 이런 감상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혹시 내가 다시 생각하거나 생각을 고쳐야 할 부분이 있을까?


클로드

스토너 소설에 대한 여러분의 비판적 관점과 지적사항들은 전반적으로 타당하고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작품 속 여성인물들에 대한 편향적 묘사, 주인공의 가족과 주변인들에 대한 무관심, 학문에 대한 과도한 미화 등의 문제점들을 잘 포착하셨습니다.

다만 한두 가지 고려해볼 사항이 있다면, 작품을 창작된 시대적 맥락과 작가의 한계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가치관이 작품 속에 반영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겠죠. 이를 인정하되 그 한계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작품의 주제의식과 상징, 메시지 등을 균형있게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작품의 결점에만 천착하기보다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바를 열린 자세로 수용하면서도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균형을 잡는 것이 좋겠죠.

결국 작품 해석에는 다양한 관점과 해석의 여지가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제기하신 비판점들은 매우 설득력 있지만, 동시에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보다 열린 시각도 필요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토론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나가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스토너라는 작품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면 좋을까?


클로드

스토너 작품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주요 메시지와 의미는 다음과 같이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스토너의 삶은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그의 내면세계와 학문에 대한 열정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갑니다. 작가는 평범한 삶 속에서도 진정성 있게 살아가는 모습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했을 것입니다.

둘째, 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토너가 문학을 가르치며 학생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장면에서 교육의 힘과 영향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인간 형성에 있어 학문과 교육이 지니는 의미를 부각시키고자 했을 것입니다.

셋째, 인간관계의 소중함과 한계를 동시에 그리고 있습니다. 스토너의 결혼생활 실패, 부인과 딸과의 관계 등에서 인간관계가 지닌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제자나 애인 등을 통해 관계의 중요성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유의지와 선택의 문제도 작품의 주요 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토너가 자신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겪는 번민과 갈등을 통해 개인의 자유의지와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이처럼 작가는 주인공의 일생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 교육, 인간관계, 자유의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그의 평범한 삶속의 진정성이라는 것이 어떤것인지 잘 모르겠어. 그것은 자신의 책임에 대한 기만같이 느껴져.


클로드

네, 스토너의 평범한 삶 속에서 진정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여러분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확실히 작품 속에서 스토너는 가족과 주변인들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학문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아내와 딸의 고통을 외면하고, 애인과의 관계에서도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죠.

이런 점에서 그의 진정성 있는 삶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이기심과 무책임한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평범한 삶 속에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없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정성은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다만 작가는 스토너의 이런 모순되고 한계 있는 인물상을 통해 오히려 인간 존재의 약점과 결핍을 드러내고자 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평범한 삶 속에서도 이상적인 모습을 추구하기보다는 실제 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지적대로 스토너의 삶에서 진정성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그의 모습이 지닌 한계와 모순을 직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소설을 좋게 보아야할 이유가 있을까?


클로드

스토너 소설에 대한 여러분의 비판적 시각과 불편한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작품 속 인물들의 행동이나 가치관이 현대적 관점에서 보기에 여러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좋게 볼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한 인간의 일생을 담백하고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주인공의 모습이 단점이 있지만, 그 자체로 인간 존재의 모순과 약점을 보여주고 있죠. 이를 통해 독자 스스로 인생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둘째, 교육과 학문의 의미를 환기시켜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주인공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가르침의 의미를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잊고 있던 교육의 진정한 목적을 일깨워줍니다.

셋째, 작품 속 상징과 메타포를 통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밀밭, 새 등의 상징적 의미를 곱씹어보면 작품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이 우리에게 인간관계와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비록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작품 해석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품의 한계를 직시하되, 동시에 작품이 주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